직장인 덕질, 출근 가방에 포카홀더 자연스럽게 다는 3가지 방법
출근 가방에 포토카드를 달 수 있을까. 이 고민의 답은 의외로 카드가 아니라 홀더에 있다. 포카홀더가 굿즈처럼 보이면 회사에서 부담스럽고, 가죽 액세서리처럼 보이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 차이를 만드는 조건이 세 가지 있다. 소재, 색, 그리고 덮개.

숨기는 게 아니라 조절하는 사람들
일코라는 말이 있다. 일반인 코스프레의 줄임말인데, 팬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는 뜻은 아니다. 언제 어디까지 보여줄지를 스스로 정하겠다는 쪽에 가깝다.
성인 팬은 소수가 아니다. 2022년 조사에서 Z세대의 61%가 스스로를 무언가의 열혈 팬이라고 답했고, 최근 3년간 50대의 모바일 음악 콘텐츠 이용 시간은 10대를 넘어섰다.4 팬덤은 이미 전 연령의 문화인데, 시선만 과거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그래서 조절이 늘 자발적이지는 않았다. 2014년 한국일보 인터뷰에는 "그 나이에 무슨 아이돌이냐"는 친구의 말을 듣고 가족에게까지 덕질을 감추게 된 직장인 팬의 이야기가 나온다.1 학계도 이 현상에 이름을 붙였다. 2016년 한 팬덤 연구는 성인의 팬덤이 하찮게 취급받는 탓에 팬들이 일반인인 척하게 되는 과정을 '취향의 은폐'라고 불렀다.2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도 스레드에는 나이값하라는 말이 슬프다는 글, 그럼 좋아하는 걸 그만둬야 하냐는 글이 올라온다.
마음은 10년 넘게 그대로인데 그 마음을 담을 물건이 마땅치 않았다. 시중 포카홀더를 살펴보면 투명 아크릴형, 인형형, PU형이 사실상 전부다. 셋 다 카드가 항상 노출된다. 콘서트장에서는 완벽한 물건들이지만 월요일 아침 가죽 토트백 옆에 걸리면 그 자리만 붕 뜬다.

가방 꾸미기는 이미 어른의 영역이다
가방에 뭔가를 다는 행위 자체는 유난스러운 일이 아니게 됐다. 더블유 코리아는 키링을 주렁주렁 다는 스타일이 한물갔고 이제는 하나로 포인트를 주는 쪽이 세련됐다고 썼다.3 10대가 캐릭터 인형 키링을 고르는 동안 성인들은 미니멀한 백참으로 분위기를 바꾼다. 그러니까 문제는 다는 행위가 아니다. 무엇을 다느냐다.


1. 소재는 가방과 이어지게
가죽 가방에 투명 플라스틱 홀더를 달면 홀더부터 눈에 들어온다. 반대로 가죽 포토카드 홀더는 질감이 가방과 이어져서 멀리서 보면 그냥 백참이다. 매일 드는 가방에 달 거라면 카드가 들어가는지보다 가방 옆에서 이질감이 없는지를 먼저 보는 게 좋다.
2. 색은 하나만 튀게
전부 맞출 필요는 없다. 본체 색은 가방과 연결하고 커버 한 곳에만 포인트를 주는 편이 오히려 백참처럼 보인다. 검정이나 네이비 가방이라면 검정 본체에 빨간 커버, 베이지나 브라운 가방이라면 탠 본체에 크림 커버 같은 식이다.
3. 덮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셋 중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포토카드가 하루 종일 보일 필요는 없다. 회의 들어갈 때는 덮어서 가죽 오브제로 두고, 퇴근길 지하철에서 열어 보면 된다. 좋아하는 마음을 감추는 게 아니다. 보여주는 방식을 내가 정하는 것이다.


덧붙여, 자주 받는 질문들
Q. 일반 포토카드 규격이 들어가나요?
네. 일반 포토카드 규격(55×85mm)이 그대로 들어갑니다.
Q. 가죽 포카홀더는 관리가 번거롭지 않나요?
일반 가죽 소품과 같습니다. 비 오는 날 젖었다면 마른 천으로 닦아 그늘에서 말리고, 몇 달에 한 번 가죽 크림을 발라주면 오히려 쓸수록 결이 자리 잡습니다. 매일 닦아야 하는 물건은 아닙니다.
Q. 포토카드가 가죽 안에서 상하지는 않나요?
반대입니다. 노출형 홀더는 가방 속 물건이나 외부 마찰에 카드 모서리가 쓸리기 쉬운데, 덮개가 있으면 커버가 그 접촉을 대신 받아냅니다.
Q. 어떤 가방에 가장 잘 어울리나요?
가죽 토트백과 숄더백이 가장 자연스럽고, 서류가방이나 단색 백팩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기준은 하나입니다. 가방 하드웨어 색과 홀더 금속 색이 싸우지 않으면 됩니다.
만든 사람의 말
AUREKTO는 관찰에서 시작된 브랜드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나이와 상관없이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았다. 포토카드 문화를 들여다보게 됐고, 정작 성인이 쓸 만한 소재의 포카홀더가 없다는 공백을 발견했다. 그래서 만들었다. 본체는 이탈리아 돌라로 그레인 소가죽이고 스냅 버튼 커버가 달려 있으며, 10년 경력의 가죽 장인이 소량으로 제작한다. 보여주고 싶을 때 보여주고 덮고 싶을 때 덮는다. 제품 설명은 사실 이 한 줄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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